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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르센 벵거 인터뷰3
    찰리의 아스날/아르센 벵거 2010. 5. 15. 22:52
    아르센 벵거 인터뷰3

    무한정 지원을 받는 팀의 감독이 뭔가를 이뤄 냈을때,
    리그우승을 '돈으로 산다'는 표현은
    어불성설인가요?

    돈이 많은 팀이 성과를 내도 충분히 인정을 해줘야죠.
     물론, 목표달성이 조금이나마 더

    쉬워지게 만들기는 하겠지요. 하지만 결국 성공적인 감독이
     되기 위해서는 그럴만한
    능력을 먼저 갖춰야 합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돈으로 살수 있다고는 믿지 않아요.
    하루
    만에 성공할수는 없어요. 팀웍을 먼저 만들어야 하니까요.

    채프먼, 생클리, 퍼거슨같은 위대한 감독들은 반짝 성과를 낸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위대한
    팀을 만들어냈습니다. 팀을 재건하는 감독님만의 방식이 따로 있나요?
    선수 수급을 먼저 시작하시나요, 아니면 포메이션을 먼저 정해두고 선수를 영입하나요?

    아스날은 그동안 여러가지 방법으로 새로운 팀을 꾸렸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새로
    구성한 팀은 어린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졌어요/ 어린선수들에게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를 가르치면서 그에 맞게 발전하도록 한것이죠.
     제가 보기엔 이 방법이
    최선인데요,
    어릴 때부터 한 팀으로 뭉쳐서 같이 나이를 먹어가면

    팀에 뭔가 '플러스 알파'가 생기거든요.
    이건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실제 경기장에서

    공을 잡은 선수에게는 팀동료의 위치를
    예측할 시간이 몇분의 1초 정도 주어지는데,

    오랜시간 지내온 선수들끼리는 그 예측이
    정확하게 이뤄질 확률이 높아지죠.


    앙리없는 아스날이 더 강해졌다고 믿으시나요?

    더 강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세계정상급 선수를 잃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처럼 매우 어린 팀에 앙리처럼 영향력이
    큰 선수가 있다면 모든 플레이가

    그를 거쳐갈 수 밖에 없죠. 이제 앙리가 없으니 선수들이
    각자의 생각을
    더욱 활발하게 표현할수 있게 됐어요.

    무리뉴 감독이 런던을 떠났다는 사실에 안도 했나요?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그가 왜 떠났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쉽게 진정이 안되더군요.
    무리뉴 감독이 있었다면 이번시즌이

    훨씬더 잼있었을 겁니다.

    감독님은 성인군자 같은 이미지를 갖고 계시죠. 이를테면 각종
    계약을 깨뜨린 적이 한번도 없는 분이잖아요. 그런 감독님의 시각에서
    볼때 축구계에는 애당초 도덕성이라는 게 없었나요?

    축구는 전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스포츠 입니다.
     그래서 저는 축구계에
    일어나는 일에 꼭 그에 맞는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해요. 인도나 남아공의

    어린아이가 웨인 루니 또는 파브레가스를 보고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축구 선수들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게다가 유럽대륙은
    역사적으로 항상 전쟁에 휘말려 왔기 때문에
     여러 문화와 인종이 뒤섞인 축구
    팀의 모습은 각기
    다른 문화와인종의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해주기도 합니다.
    이처럼 스포츠는 문화적이고 인종적인 문제의 최전선에서

    영향력을 향사할 책임을 지고 있어요.

    만약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이 잉글랜드 축구에 외국인 선수 제한 규정을
     도입하게
    된다면, 좋지 않은 일이 될까요?

    적어도 저는 외국인 선수보유에 제한을 두려는 움직임이 있다면
    반기를 들고 끝까지
    싸울겁니다. 왜냐하면
    전 그런 제약이 완전히 쓰레기 같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스포츠를 정직하다고 평가하는 이유는 최고에게 보상이
    이뤄지는 분야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내아들이 축구선수여도
    뛰어난 기량을 보유하지 않았다면 아스날에서 경기
    할수 없는 것처럼요.
     지금 제앞에 있는 당신이 축구를 잘한다면, 경기장에 나가 뛰면

    되는 겁니다. 이름, 피부색, 국적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지난 2000년에 감독님은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에 거론되었지만 '국가대표팀
    감독은 그나라 사람이 맡아야 한다.'고 말하셨습니다.아직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단도직입적으로 묻자면,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직은 여전히 관심 밖인가요?
    제말 좀 맡아주세요!

    아니요 그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축구 강국의 대표팀 감독은
    그나라 사람이
    맡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요. 잉글랜드는 더군다나
    종주국입니다. 언젠가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이 잉글랜드
    대표팀감독을 맡고있을때 잉글랜드가 스웨덴과 경기를
    갖은 일이 있죠.
    양팀 국가가 울릴 때 에릭손 감독 같은 처지가 된다면 어떻게 해야하죠?

    (웃음)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참 불편할것 같아요.

    앞으로도 잉글랜드에서 감독생활을
    하고, 잉글랜드 축구가
     발전하도록 돕겠지만, 결국 국가대표팀은 잉글랜드 출신 감독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독님은 국가 대표팀 경기를 좋아하지 않으시는 것 같더군요. 이유가 있나요?

    제가 국가 대표팀 경기를 싫어하는 이유는 질이 너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러시아를 예로 들까요?
    예전에는 1개 팀이던 소련이 분해되면서 21개로 늘었어요.

    유고도 마찬가지로 1개 팀에서 6개 팀으로 나뉘었죠.

    그결과 경기의 질이 떨어졌어요.
    그런 마당에 안도라, 페로군도,
    산 마리노와 같은 국가대표팀들이 경기에 참가하기 시작하면

    4경기중 3경기는 전혀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경기가 되죠.
     사람들은 클럽축구보다 한수 위의
    경기를 기대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죠. 국가 대표팀간의 경기의 99%는 오히려 클럽축구

    보다 수준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제가 클럽축구를 선호하는 겁니다.
     
    월드컵 우승국 명단을 
    한번 흝어보세요. 모두 인구가 5000만명 이상인
    나라에서 우승했잖아요. 라이언긱스는 월드컵에서
    한번도 경기를 뛰어
    본적이 없습니다. 또 마라도나가 룩셈브르크 출신이었다면 그는 월드컵을
     
    단 한경기도 뛰지 못한 채로 세계최고 선수가 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클럽축구는 최고의 선수들을
    모아 경기를 하죠. 그게 진정한
    축구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축구 규칙 한가지를 새롭게 고칠수 있다면 무엇부터 손보시겠어요?

    많은 규칙을 바꾸고 싶지만 굳이 하나 고치라면,
    각팀의 주장들만 심판에게
    항의 하도록 고치고 싶네요.
    1억명의 시청자가 보고 있는데, 어떤 선수가
    심판에게 "당신은 쓰레기야"
    라고 외치는 장면이 방송을 탄다면 그건 축구에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하는 것이거든요. 그 규칙하나만으로도 수많은 클럽들이

    벌이는 자선행사 이상의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다른 위대한 감독들에게서 배운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저는 그들이 말한 방식이나 일하는 방식을 읽으려고 노력했어요.
     위대한 감독들은
    항상 간단하게 모든것을 풀어줍니다. 남들이 15일 동안
     애쓸 문제를 그들은 한
    문자으로 요약해서 설명하죠.
    제 성격과 삶에 관한 한 가지를 꼽아아보자면,

    항상 저보다 경험이 많은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건 결국 제삶에 많은 도움을 주었죠. 경험이 많은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결국 시간을 아끼게 됩니다.

    그들은 뭐가 중요한지 알고 있으니까요.
    어렸을 떈
    별것아닌 일을 고민하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하죠.
     나와 아무도 춤을 추지
    않을까봐 댄스 플로어에 나가지 않는다거나
     하면서 말이죠(웃음) 하지만 마흔
    다섯살이 되면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냥 나가서 재밌는 시간을 보내게 되는 거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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